[진화하는 한국형 MBA] "MBA 학사관리 깐깐, 경쟁 치열…'인맥 구축'은 최고 자산"

입력 2017-04-19 17:10   수정 2017-04-19 18:19

MBA 경험한 직장인 5인의 생생토크


오후 6시30분 뛰어서 수업 가
파트타임 MBA 관심있다면 학교와 직장 거리가 '1순위'

글로벌 네트워크 원하면 영어, 지식 습득하려면 한국어 강의를

창업준비 체험하고 아이디어 공유, 시장 흐름 읽어내는 눈 길러줘



[ 박진우 기자 ]
국내 각 대학이 운영하는 한국형 경영전문대학원(MBA)의 인기가 살아나고 있다. 실리를 얻으려면 해외 MBA보다 국내 MBA가 낫다는 평가도 나온다. 기업들이 간판만 보기보다 실력을 갖춘 국내 MBA 출신을 선호하면서다.

MBA 졸업장을 받고 승승장구하는 이들의 공통점은 뭘까. 이들은 기업 경영을 준비하거나 해외 시장에 진출하는 등 분명한 목표를 갖고 MBA에 뛰어든다. 자기 목표에 적합한 특화된 과정을 이수할수록 ‘커리어’에 도움이 된다는 얘기다. 토론식 수업에서 얻는 열정과 감각, 외국 학생들과의 교류를 통해 배우는 적극적 태도도 직장생활을 하거나 창업하는 데 남다른 자산이 된다.

세계 MBA 평가에서 국내 MBA도 우수한 성적을 거두면서 국제적 추세에 발맞추고 실력도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 MBA와 해외 MBA를 연계한 학위 프로그램도 등장해 학위 취득 후 선택의 폭도 크게 넓어지고 있다. 국내 MBA가 전문성과 글로벌 감각 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국내 주요 대학 MBA 과정을 마쳤거나 이수 중인 직장인 5인에게 MBA에 대한 의견을 들어봤다.


▷각 과정의 장점은 무엇인가요.

▷강은주 샵플 대표=“저는 알토대(헬싱키경제대) 경영자MBA 글로벌매니지먼트 과정을 이수했어요. 해외에서 오신 유명 교수님들이 직접 강의하는 부분이 강점이죠. 2주간 ‘인터내셔널 위크(Iweek)’라고 해서 이란, 헝가리 등 각국 분교에서 학생들이 핀란드 헬싱키 본교에 모여 창업과정을 경험한 게 기억에 남습니다.”

▷이혜원 전 펑타이 온라인마케팅 팀장=“제가 속한 아시아 MBA 과정은 아시아 전문가를 만들기 위한 과정이에요. 고려대에 지원하지만 3분의 2는 중국 푸단대와 싱가포르국립대에서 이수하고 동기들도 3분의 2가 외국인입니다. 국내 MBA를 이수하면서 외국 MBA 학위도 얻을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고요.”

▷정우진 흥일전장 이사=“한양대에서 인터내셔널MBA 글로벌YES 과정을 이수했어요. 패밀리비즈니스에 특화된 MBA죠. 단기간에 가족경영에 필요한 실질적 지식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김상연 월트디즈니코리아 과장=“저는 KAIST 프로페셔널MBA 과정을 마쳤습니다. ‘풀타임’ MBA인 테크노MBA의 커리큘럼 가운데 직장인에게 맞는 분야만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경력 강화에 적합하다고 볼 수 있죠.”

▷정선미 우리은행 자산관리센터 차장=“이화여대 금융MBA에 재학 중입니다. 저같이 기존에 금융계에 있었던 사람도 금융 흐름, 통계, 조직관리 등 심도 있는 학문과 사례의 통합으로 실무에 필요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더라고요.”

▷MBA를 선택한 계기는.

▷김 과장=“대기업 입사 3년차에 처음 MBA 진학을 고민했습니다. 직장에 그대로 머무르기보다 이론을 깊게 배우고 산업 분야 사례를 분석하면서 전문성을 쌓으려는 생각이 늘 있었거든요. 지금은 직급을 올려 이직에 성공한 데다 팀장 역할도 겸하고 있습니다.”

▷강 대표=“장기간 독일 패션업계 재경팀장으로 일했지만 그것만으론 커리어를 지속해나갈 수 없을 것이라고 봤어요. 아이템 개발부터 시제품 출시까지 필요한 수업과정을 거치면서 창업의 꿈을 갖게 됐습니다.”

▷정 차장=“기업을 다각도로 분석하고 금융시장의 흐름을 읽어내는 데 MBA에서 얻을 수 있는 전문 지식이 필요합니다. 저는 PB로 오래 일했지만 고객을 대하면서 쌓인 실무경험들을 쉽게 정리할 수 있는 이론적 지식을 쌓아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정 이사=“저는 리조트 업계에 있다가 전장업계 경영 일선에 나서야 하는 상황에서 단시간 내에 현장에서 바로 쓸 수 있는 경영이론을 배우고 싶었어요. 기획부터 재무, 인사, 경영정보시스템(MIS) 지식을 실제 경영사례에 접목하는 수업을 거쳤습니다. 그 덕인지 기획단계에서 재무와 마케팅을 동시에 고려하는 경영습관을 가지게 되더군요.”

▷이 전 팀장=“10여년간 온라인마케팅이 본업이었습니다. 중국 본사에서 5년 근무하면서 규모 면에서 차원이 다른 광고시장을 지켜봤고요. 외국 시장에서 일하겠다는 뚜렷한 목표를 갖고 있었죠.”

▷경력 전환이나 직장 업무에 도움이 됐나요.

▷정 차장=“외국계 은행 PB를 하다 MBA를 거친 뒤 외부 강의가 눈에 띄게 늘었어요. 대학의 자산관리 분야 겸임교수로도 활동하고 있고요. 직원들을 대상으로 강의도 하고 있답니다.”

▷김 과장=“저는 직급도 오르고 외국계 회사에서 지식재산권(IP) 라이선싱을 담당하는 업무를 맡았어요. 굿시즈라는 비영리단체도 이끌고 있죠.”

▷정 이사=“저같이 경영 일선에서 뛰려는 사람들에겐 경영 지식을 테스트해 볼 기회에 대한 수요가 많아요. 한 학기 동안 경영사례를 심도 있게 분석하는 게 현장에서 내리는 의사결정에도 많은 도움이 되더라고요.”

▷강 대표=“저는 창업준비과정을 직접 체험했습니다. 알토대 MBA에선 사업화 전에 내가 만든 것과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의 차이를 확인하고 아이템을 가다듬는 과정을 거칩니다. 이수 후에도 동기들과 아이디어를 나누고 두 달 전에 창업에 성공했죠.”

▷MBA를 하면서 힘든 점은 무엇입니까.

▷김 과장=“쟁쟁한 분이 많이 모이기 때문에 경쟁이 치열한 편입니다. 학사관리도 철저해요. 해외영업이 본 업무이다 보니 해외 출장을 가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일부러 주말에 일정을 잡을 정도였죠. 이런 MBA과정을 잘 따라가면 이직이나 경력 전환에서 메리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 차장=“직장 업무를 병행하기 위해선 스케줄 관리가 가장 중요해요. 늦어도 6시반에 나와서 뛰었습니다. 학사관리가 쉽지 않아요. 야간에 주 2~3회 출석하느라 회사 업무 성과를 걱정하는 분이 많죠. 하지만 밤늦게라도 과정을 따라가는 분이 대부분이고요. 열정이 있다면 업무에도 플러스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강 대표=“파트타임 MBA를 고려한다면 학교와의 거리를 필수적으로 생각해봐야 해요. 강북반과 강남반이 나뉘어 있다는 점도 제가 알토대 MBA를 선택한 이유 중 하나였어요.”

▷언어 측면에서 어려움은 없으셨나요.

▷정 차장=“이화여대 MBA 과정은 유럽이나 중국에서 온 학생이 많아 대부분의 수업이 영어로 진행됩니다. 지식을 습득하려 한다면 한국어가 편하겠죠. 이대 금융MBA 과정은 외국과 결연이 잘 맺어져 있어 그걸 원하는 동기들은 도움이 많이 된다고 하더군요.”

▷김 과장=“KAIST 프로페셔널MBA는 모든 수업을 한국어로 합니다. 시간에 쫓기는 직장인이면서 경력 전환을 생각한다면 전문성을 기르는 덴 실정에 좀 더 맞다고 봅니다.”

▷강 대표=“알토대 MBA 과정은 프레젠테이션을 거의 영어로 했어요. 같은 수업을 들은 동기가 첫날 그런 사실에 충격받더라고요. 만학도였는데 늦은 시간에 집에 가서 영어까지 공부하는 걸 보고 대단하다 생각했습니다. 끝날 땐 다 같이 박수쳐줬고요.”

▷정 이사=“한양대 인터내셔널MBA 과정도 외국인 유치에 적극적인 편입니다. 다른 트랙의 학생들이 우리 글로벌YES 과정에 들어와서 영어로 수업하기 때문에 해외 인맥을 쌓는 데도 효과적이에요. 필드스터디라고 동기들과 외국에 나가 현지 패밀리비즈니스 학회에 참석해 수업을 들으면서 인맥을 만들 수도 있고요.”

▷이 전 팀장=“저는 한 학기 대부분이 외국 출신인 학생들과 영어로 수업을 듣고 토론하다 보니 말이 트이고 친해지더라고요. 단순히 언어장벽만 넘는 게 아니라 문화적 장벽까지 넘어설 수 있어 더 도움이 됩니다.”

▷MBA를 이수하려는 지원자에게 충고한다면.

▷정 차장=“직장연차가 높아질수록 불리하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오히려 공부의 필요성은 더 커집니다. 직장 실무경험이 많을수록 느끼거나 배울 수 있는 폭이 늘어나고요.”

▷김 과장=“MBA에서 배운 것들이 학위를 받는 데서 끝나지 않습니다. 제 경우는 MBA 학위가 이직에 큰 도움이 됐고, 비영리단체 경영엔 동기들이 큰 힘이 되고 있죠. MBA를 통한 인맥 구축은 놓치지 말아야 할 부분입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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